[0주-7주차] 임신 극초기~임신 초기ㅣ소량 출혈, 입덧, 아기집, 심장소리, 질정제, 국민행복카드
아니 갑자기...?
물론 임신 준비는 하고 있었다. 그래서 배란테스트기도 사두고 임테기도 몇 박스 사둔 상태. 1월은 그냥 흘려보내고 제대로 된 준비는 2월부터 시작해보자!! 라고 생각했다. 근데 1월 말에 희미한 한 줄이 보였다. 이전에도 몇 번 임테기를 써봤을 때는 정말 새하얗기만 했기 때문에 이 희미한 선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매일 매일 아침마다 검사를 해보는데 점점 선이 진해지는게 아닌가!!
당황 + 얼떨떨 + 걱정되는 마음에 기쁨이 조금 묻어나는 정도...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임신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게 다행이었다. 그래서 이 두 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 언니가 화학적 유산(임테기로만 두줄을 확인하고 아기집까지 보지 못했을 때 생리 시작)을 경험했기 때문에 주변에 알리는 건 극도로 조심했다. 하지만 워낙 말 안하고는 못 배기는 타입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건 꽤나 어려웠다. 그래도 적어도!! 아기집 보고 심장소리까지는 듣고 알리자고 생각했다. 임신확인서는 받은 다음! 그러려면 5주~ 7주 사이이다.
소량의 출혈이 보이기 시작..!
곧 설이 다가오는데 멀리 있는 고향에 가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나중에 산부인과를 찾아가고 싶어서 설 하루 전에 가려고 했다.
보통 아기집 확인이 5주에 된다고 하는데 나는 네이버 임신 주차 계산기로 하면 4주차였기 때문이다.
이 때 신기했던 건, 임신 주수를 마지막 생리 시작일부터 세는 것이다. 일단 이렇게 세지만 아기 크기나 이런 것에 따라서 또 바뀐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소변을 보고 나면 냉이 진한 갈색으로 나왔다. 찾아보니 착상혈일 수 있다고 하고, 이런 경우는 왕왕 있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몇 일 뒤에 투명한 냉에 선홍색 피가 섞여서 나오기 시작했다. 양이 좀 돼서.. 생리 완전 초반에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무서워서 계획한 것보다 4일 일찍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마냥 생소하기만 했던, 임신을 확인하러 온 산부인과.
시설도 깔끔하고 조용한 노래를 틀어주어서 조금의 안심이 됐던 풍경이었다.
원장님을 선택하고 1시간 넘게 기다린 뒤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치마로 갈아입으라고 한 뒤, 굴욕의자에 앉았다. 갑자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질 초음파를 받았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질초음파도 처음 해보는 데 아파서 '억' 소리가 났다.
발견 된 것은 자궁 근종 뿐.... 뭔가 부끄러운 근종 사진ㅎㅎ
다행히 크기나 위치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의사쌤이 왜케 일찍 왔냐며... 한 소리 들었다. 아기집은 보이지 않았지만 자궁을 보시고는 임신일 것 같다고 흘려서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다음주에 오라고 하심.
내가 평소에 잇몸 통증 때문에 먹는 진통제가 있는데, 그거 먹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절대! 절대! 안된다고 하셨다. 약 이름은 '리보트릴정'. 근데 치대 교수님들에게 물었을 때는 임신 준비 중이어도 먹어도 된다고 하셨는데... 별 문제 될 약은 아니랬는데 산부인과 입장에서는 또 완전 다른가보다. 임산부가 먹을 수 있는 약은 타이레놀 뿐... 리보트릴정을 섭취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엽산 약을 4배로 늘려서 먹으라고 하셨다. 400짜리 먹고 있던 엽산을 아침 2정, 저녁 2정 먹으라고 하심.
극 안정을 취하라고 하셨고, 배드민턴 물어봤더니 콧방귀 뀌시면서 안된다고 하심. 배드민턴도 안되면 일도 하면 안되는 거 아닐까..?^^
이게 입덧인건가?
네이버 주차 계산으로 쳤을 때 5주 2일차부터...! 울렁거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먹는 건 잘 먹긴 하는데 기름진 걸 먹고 나면 소화가 안 되면서 울렁거리는 정도였다.
6주차, 배가 비었을 때도 울렁거리기 시작. 먹으면 나아지는 기분이 든다. 근데 설날에는 잘 먹었던 갈비를 못 먹게 되었다. 한 입 먹었는데... 고기 맛이 너무 비려서 바로 토스! 보통 7주차에나 시작한다는 데 나는 일찍 시작된 것 같다.
그러다가 무리했던 어느 하루, 몸도 지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피자를 먹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입덧 시작 된 것 같을 때부터 먹는 양이 줄어서 두조각 정도 먹었는데.... 먹고 나니 제대로 된 입덧이 시작됐다. 진짜 까딱하면 토할 것 같아서 정신 집중하고 레몬 임신 사탕을 연달아 계속 먹으면서 버텼다. 자다가도 속이 안 좋아서 새벽에 깼다. 이 날이 너무 끔찍해서 이후부터는 기름진 음식을 극도로 피하게 되었다. 피자는 생각하기도 싫다... 우우우우
7주차, 두번째 산부인과 방문
의사쌤은 다음주에 오라고 했지만 그 주 지나서, 2주만에 방문했다. 그 2주 동안에 계속해서 소량의 피비침이 있었다. 갈색 냉으로 비치기도 하고 가끔가다 선홍색 피로 나오기도 했다. 걱정이 많이 되어서 유튜브에 찾아보니 초기에 소량의 혈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문제 없을 거라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피고임일 수 있는데 그건 병원가면 알 수 있으니까..!
역시나 이번에도 질초음파! 혹시나 배 초음파를 할까 기대를 했지만 초기 9주이내는 질초음파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 친구는( 나랑 주수 비슷) 배 초음파로 했다고 해서 부러웠음...
이번에는 아기집와 강낭콩까지 볼 수 있었다. 심장소리도 들음!!! 120bpm으로 뛰는 심장소리... 너무 신기했다. 자궁의 크기를 보시고는 7주차라고 하셨다. 확인을 하고 나니 드디어! 임신확인서와 산모수첩을 받았다!!!!!!!
임신확인서는 건강보험 임신, 출산 진료비 지급 신청서이다. 그리고 산모수첩은 마미톡이라는 어플과 연동이 되어 있었다. 병원마다 연동된 어플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산모수첩에 붙어있는 마미톡 바코드로 가입을 하면 초음파 동영상도 볼 수 있고 기록이 된다.
질정제
출혈이 있다고 말하니 질초음파로 확인하시고는 자궁 주변에 피고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착상혈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시면서 질정을 일주일 넣으라고 처방해주셨다. 질정 이름은 예나트론질좌제(프로게스테론) 여성호르몬제이다.
쨌든 유산을 방지하는 질정제이다.
질정제를 넣고 있는 현재... 아직 피가 멈추진 않았다. 여전히 소량의 출혈이 있어서 걱정스럽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정보를 찾아보는데... 소량도 아니고 피가 펑펑 나왔다는 사례도 있는데 무사히 출산까지 하셨다고 한다. 물론 많은 확률 중에 하나이지만...! 일단은 몸조리 잘 하기로 해보자고.
질정제도 처음 넣어보는 거라... 어려웠다.
처음에는 바닥에 앉아서 넣고 나서 침대에 누우려고 일어나서 계속 빠져버렸다....ㅠ 그래서 제대로 넣은 게 맞나 싶은 상태로 그냥 누워있었더니.. 침대보에 다 묻어버렸다.
두번째는 질정제에 물을 묻히면 잘 들어간다고 해서 생수를 묻혀서 시도했더니 확실히 잘 들어갔다. 깊숙이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보다는 잘 넣은 것 같다. 여전히 소량의 피가 나오지만 일주일 넣고 나면 출혈이 멈추기를 바래본다..
국민행복카드
임신 확인을 받고 나면 할 일이 참 많다. 병원에서 보건소에 가서 산전검사를 하고 다음 내원 시 결과지를 지참해서 오라고 했다. 그리고 보건소에 가서 임산부 등록도 해야 한다. 뭐 어차피 2주 뒤에 병원 방문해야 하는데 천천히 하자는 마음으로 아직 보건소 방문은 안했다.
임신확인서를 가지고 은행에 가면 국민행복카드를 만들 수 있다. 정부지원금으로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바우처 카드이다.
하지만!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카드 신청도 가능하다. 나는 마미톡에 가입했더니 거기에서 국민행복카드도 신청할 수 있길래 바로 신청을 했다.
카드사 별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만들자. 나는 신한카드로 선택했다.
요런 혜택들이 있는 카드이다. 편하게 핸드폰으로 신청이 가능하지만 생각보다 까다롭게 확인 절차가 있다. 저녁에 신청을 했는데 바로 저녁시간에 전화가 왔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소득확인도 필요한 절차가 있어서 전화를 5번을 한 것 같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잘 신청해서 신한은행으로 이제 찾으러 가기만 하면 된다. 집으로 시킬 수도 있는데 괜히 엇갈리면 힘드니까 그냥 가까운 신한은행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카드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병원에서 카드 긁으려고 하니 승인 거절 당함..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들어가서 임신, 출산 진료비 바우처하는 방법은 위 포스팅에 자세히 적어두었음!
뱃속 아가의 태명을 딱붕이로 정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일부러 태명도 안 정하고 있었는데...! 마미톡에 태명을 적어야 하기도 하고, 심장소리도 들었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태몽이 붕어였는데 딱 붙어있으라고 딱붕이!
태몽이 붕어 두마리라서 쌍둥이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난황이 하나였다 히히 태몽을 맹신해버리다니..! 붕어꿈이 딸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맹신하지 않기로 생각했다.
딱붕아~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