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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맛집

2024 서산 유기방 가옥 수선화 축제ㅣ개화 시기, 현재 상태, 서산 꽃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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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하면 유명한 도시. 어디일까? 국내에 숨은 명소가 있다. 충청남도 서산이다. 이곳에서 색다르게 아름다운 벚꽃을 구경할 수 있다. 벚꽃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아는가? 겹벚꽃, 청벚꽃, 왕벚꽃 등이다. 말만 다른 게 아니고, 각양각색을 가지고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 모든 벚꽃들이 때가 되면 서산 곳곳에 소담스럽게 피어난다.

벚꽃을 보기 전에 봄을 알리는 꽃이 있다. 수선화다. 수선화의 ‘수’는 ‘물’을 의미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까이 볼 수록 깨끗하고 깔끔하다. ‘숨은 꽃 도시 서산’에서는 수선화가 봄의 문을 연다. ‘수선화야 어디서든 볼 수 있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곳은 다르다. 온세상이 수선화로 가득찬 곳이 있다. 바로 ‘유기방 가옥’이다.

 2024 서산 유기방가옥 수선화축제
👉위치: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2-10
👉축제 기간: 2024년 3월 22일 ~ 4월 말
👉운영 시간: 매일 7:00~19:00
👉입장료: 성인 8천원 / 유아,청소년 6천원/ 경로,군인 7천원
👉주차장 있음, 서산시민 할인!(몰랐는데,,키오스크로 발권하다보니 딱히 알려주시지 않음..제대로 안 보면 모르니 알고가자) , 반려견 동반 가능



유기방 가옥에 대하여

유기방가옥

포털 사이트에 유기방 가옥을 검색하면 충청남도 민속문화재로 소개한다. 조금 더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자. 이 집은 일제강점기에 지은 전통 가옥이다. 지역 민속문화재로 등록된 이유도 수선화 때문이 아니고,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 일제강점기에 가옥이 건립되었다고? ‘유기방’이라는 분은 어떤 사람이길래 1900년대에, 수 만 평의 땅에, 널찍한 가옥을 지을 수 있었나?

조금은 의심스러운 눈동자로 뒷조사를 시작했다. 의외로 사람들은 유기방이라는 인물을 궁금해하지 않았다.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집념의 구글링 끝에 2년 전에 유기방이라고 하는 인물에 관심을 가진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인터뷰 대상은 다름 아닌 유기방씨였다. 그는 근대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어른이었던 것이다!

사연을 살펴보니, 농민이었던 유기방씨는 집안 어른들의 신망을 얻어 장자가 아니었음에도 종갓집인 가옥에 들어 왔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25년을 지켜왔다. 처음 가옥에 들어 왔을 때는 지금처럼 수선화가 많지 않았다. 가옥을 바라볼 때 뒷산에 많은 대나무가 눈에 걸렸다. 음침한 기운을 내뿜기도 하고, 소나무를 고사시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정리하고, 수선화를 심기 시작했는데 25년이 지난 지금 2만평 이상의 부지에 수선화가 덮였다.

기사의 말미에 보면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온다. ‘밀집모자 쓰고 밤낮 없이 일하는 유기방씨를 이 집 주인으로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 이 소식을 읽고 유기방 가옥을 방문한 나는 남몰래 미션을 수행했다. 일명 ‘숨은 유기방씨 찾기’이다.

파처럼 곧게 솟아오른 줄기에 싱그럽게 자라난 수선화를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한편으로는 곳곳의 인부들을 보며 ‘혹시 유기방씨가 아닌지?’ 살펴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유기방 가옥을 산책하다가 유기방씨로 추측되는 분을 뵐 수가 있었는데, 나는 TV 속 연예인을 본 듯 ‘숨보명(숨어 보는 명인)’을 하며 소리 없이 기뻐했다.

유기방 선생님 당신이신가요~?

생각해보면 나는 이름도 없이 무언가를 꾸준히 일궈낸 가상의 인물을 저 먼 프랑스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보았는데, 멀지 않은 곳에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25년의 결실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어른을 뵙고 온 것이다. 밝고 맑은 수선화와 함께 <나무를 심은 사람> 속 실존 인물이 보고 싶다면 ‘숨은 꽃 도시’ 서산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유기방 가옥 수선화 개화 시기

유기방 가옥에 가는 길목에 달빛 미술관이 있다. 전시도 하고 있더라

나는 3월 22일에 유기방 가옥에 갔다. 평일이고 날도 흐려서 그런지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주말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올 것 같다.  수없이 펼쳐진 수선화가 고개를 들고 맞이해주었는데 곳곳에 아직 피지 않은 꽃도 있었다. 직접 가서 보면 정말 ‘수선화 세상’ 이다.
 
 

 
 

안내도만 봐도 알다시피 온통 수선화다. 모든 곳이 수선화로 이루어진 공간. 수선화를 보러 사람들이 찾아오니 더더더더 범위를 넓히고 있는지 뒷편으로도 끝도 없이 수선화가 심어져있다.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핀 곳도 있고 아직 피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해를 받는 곳의 수선화는 활짝 폈지만 그렇지 않은 구간도 있다.
 
아마 모든 수선화가 3월 말~ 4월 초 사이에 활짝 피지 않을까 예상된다.

유기방가옥

이 밖에도 더 넓은 땅에 수선화가 있다. 넓은 땅에 온통 수선화가 심어져 있다. 이 모든 수선화가 만개하면 어떤 경관이 펼쳐질까..? 꽃세상에 떨어진 기분일 것 같다.
만개 했을 때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입장료가 8000원이다. 한번 방문하기엔 괜찮지만 자주 가긴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니 한번 갈 때 온통 만개할 때를 잘 맞춰서 가면 좋겠다.

수선화 세상 속에 있는 가옥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나는 가옥에서 사진 찍는 걸 되게 좋아한다. 창문 너머, 마당 문 너머로 보이는 배경이 매력적이다. 수선화 구경도 하고 가옥에서 예쁜 사진도 건질 수 있다. 가옥 위에 신발을 벗고 올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 보통 ‘올라가지 마시오’ 써져 있는 곳이 많은데..ㅎ

오래된 가옥이라서 조심조심 올라가고 물건도 조심해야 한다. 누구 한명이 과격하게 놀다가 파손이라도 되면 ‘올라가지 마시오’ 조취가 취해질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오… -가옥 러버-

유기방가옥

곳곳에 포토존들이 있다. 어디든 수선화가 만발인 곳이 포토존이지만, 이렇게 돌담길 따라 핀 꽃길에서 찍으면 사진 참 잘나온다. 출사하러 오셔서 큰 카메라 들고 열심히 찍으시는 분들도 보이고, 영상을 찍는지 한참을 같은 곳에서 걷고 있는 분도 있었다. 사람 구경도 재미지다. 유기방 가옥에 수선화 축제에 온다고 노랑 옷으로 맞춰입고 온 분도 있었는데 배경이랑 찰떡이라 넘 예뻤다. 난 별 생각도 없이 와서 아쉬웠다. 노랑옷..노랑옷..메모!!!


한가지 참고로 말하자면, 굉장히 경사지고 흙길이다. 보수를 하시고 있는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걷다보면 바지와 신발에 흙이 쌓인다. 길 주변의 수선화들도 흙을 뒤집어 썼다. 너희의 황사도 이맘때구나..! 아끼는 바지, 신발 조심하시길.

이제 4월이 되면 벚꽃구경도 가고, 겹벚꽃도 보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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