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빼미, 볼 수 있는 사람은 맹인 뿐이었다.

감독: 안태진
장르: 스릴러
출연진: 류준열, 유해진, 최무성, 박명훈
상영 시간: 118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2.11.23

맹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스포 포함)

영화 올빼미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입니다. 한국의 사극영화가 스릴러 장르라는 점이 저에게는 새로웠습니다. 그래서 스릴러를 볼 때면 눈도 감고 귀도 막고 보는 사람인 저도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류준열이 역할을 맡은 ‘경수’라는 인물은 맹인이지만 침술 실력이 뛰어납니다. 경수는 맹인이지만 빛이 없이 어두울 때는 어렴풋이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굳이 알리지 않은 이유를 경수는 사람들은 맹인이 본다는 사실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씁쓸하게 말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그런 경수가 최무성이 역할을 맡은 어의 ‘이형익’에게 눈에 들어 인정받아 궁에 들어가 이형익이 옆에 두고 같이 다니는 침술자가 됩니다. 경수가 궁에 들어갈 무렵, 김성철이 연기하는 ‘소현세자’가 인질로 끌려갔던 청에서 조선으로 8년 만에 귀국합니다. 뛰어난 침술자로 알려진 경수가 청에서 돌아와 몸이 안 좋은 소현세자에게 침을 놓다가 경수가 맹인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소현세자가 알게 됩니다. 들켜서는 안 될 것을 틀킨 경수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소현세자는 비밀로 해주기로 하고 확대경을 선물로 주어 눈이 안 좋은 경수가 어둠 속에서 글자를 잘 보고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소현세자는 경수에게 참 고마운 사람이고 넓은 학문을 소개해주는 귀인이 됩니다. 소현세자가 조선에 와서 가족을 만나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있을 때, 유해진이 역할을 맡은 조선의 왕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은커녕 아프다는 핑계로 피하기도 하며 어딘가 불안해 보입니다. 청에 인질로 잡혀가서 넓은 학문을 접하고 조선이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나라에서 유익한 학문과 문물들을 받아들이자는 입장인 소현세자와, 청의 것은 무조건 배척해야 조선과 왕인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조가 의견이 충돌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밤, 경수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 장면부터 스릴러 장르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형익이 몸이 안 좋은 소현세자에게 침을 놓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바람에 촛불이 꺼지자 볼 수 있게 된 경수의 눈앞에는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소현세자가 보였습니다. 이형익이 독약이 든 침으로 시술을 한 것이었습니다. 경수는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지만, 맹인이기에 본 것을 말할 수도 증명하기도 어려운 처지에서 사건은 더 커져갑니다. 경수가 진실을 알리려 하자 더 큰 비밀과 음모를 마주하게 되고 경수의 목숨마저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수가 마주한 현실은 진실을 보고도 보지 못하는 듯이 살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학질은 무엇인가

인조 23년 6월 27일의 기록 “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않아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만에 죽었다. 온몸이 전부 검은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와 검은 멱목으로 얼굴을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굴과 천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마치 약물에 중독된 사람과 같았다” 이렇게 기록되었는데 실제 독살을 당했을 때 이런 증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소현세자의 사인은 학질이었습니다. 학질은 조선시대에 흔한 병 중에 하나로 말라리아 병원충을 가진 학질모기에게 물려 감염이 되는 것으로 치사율이 별로 높지 않았고 그래서 하루걸이 질병이라 불리었다고 합니다. 학질의 증상은 고열과 설사, 구토, 발작을 일으키며 비장이 부으면서 빈혈 증상을 보이는데 인조실록에 쓰인 기록과 다른 증상입니다. 그리고 영화 올빼미에서는 픽션으로 풀어냈지만 인조 또한 4년 후에 학질이라는 병명으로 임종합니다.
이형익도 실제 역사적 인물입니다. 두산백과에서 이형익은 조선 후기의 침의이고, 소현세자의 병간호를 하다가 세자가 별세했고 탄핵을 받았지만, 왕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아 벌을 받지는 않았다고 나와있습니다.

평점 / 후기

이동진 평론가의 평점은 5점 만점에 3점입니다. 참고로 이동진 님이 유튜브에서 3점부터 추천하는 영화라고 하셨으니 올빼미는 추천하는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서 만들어진 올빼미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스릴러를 전혀 못 보는 저에게는 심장이 벌렁벌렁 뛸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하니 그 정도로 무섭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영화의 스토리가 탄탄하지는 않고 중간에 맥락상 말이 안 되는 부분들도 보였습니다. 이상하다고 여겨졌지만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스토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습니다. 유해진이 왕의 역할과 악당의 역할을 하는 것이 새로웠고 유해진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도 유머를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