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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

화이트 타이거, 거대한 나라 인도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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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라민 바라니
장르: 범죄, 드라마
출연진: 아르다시 구라브, 라지쿠마르 야다브, 프리앙카 초프라
상영 시간: 131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20.01.22


안녕하세요.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화이트 타이거>라는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인도에서 만들어졌으며,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도에 대한 향수가 있어서 인도의 환경을 보려고 시청하게 되었는데요. 어떤 사람의 말처럼 세 얼간이에 버금가는 수작으로 느껴집니다.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화이트 타이거>, 제목의 의미

주인공의 이름은 ‘발람’입니다. 그는 ‘라스만가르’라고 하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발람은 학교에서 눈에 띄는 총명함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선생님은 ‘너는 화이트 타이거가 될 거야.’라고 말합니다. ‘화이트 타이거’는 한국어로 백호를 의미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한 세대에 한 마리만 태어나는 특별한 존재’를 의미합니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발람이 신분의 한계를 넘고 화이트 타이거가 될 수 있을까요?

등장인물

발람: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가난한 마을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대가족의 일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마을의 대지주인 황새가 마을 사람들에게 모든 수입의 1/3을 징수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어느 날,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온 황새의 둘째 아들 아쇽을 보고, 그를 신분 상승의 기회로 여겨 운전기사로 취직합니다.

아쇽: 대지주인 황새의 둘째 아들입니다. 미국에서 배운 IT 산업을 인도에 도입해서 변혁을 이끌어보려는 꿈을 꿉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현대 민주주의 사상을 받아들여 인도의 수직적인 문화를 넘어 보려고 하지만, 점차 지배계급의 면모를 숨기지 못합니다.

핑키: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 간 인도계 미국인입니다. 본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났으나 미국 생활을 통해 신분의 한계를 넘습니다. 아쇽의 아내이며, 인도의 수직적인 사고방식과 문화에 환멸을 느낍니다. 아쇽과 미국으로 돌아가는 문제로 자주 갈등합니다.


사건

※ 예고편에서 다루는 내용이나, 약간의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사건은 ‘교통사고’입니다. 핑키의 생일날, 아쇽과 함께 즐겁게 파티를 하고, 발람이 있는 차로 돌아옵니다. 술에 취한 핑키는 자신이 운전을 하겠다고 운전기사인 발람을 밀어내고 과격하게 운전을 합니다. 큰 음악소리와 함께 위태로운 운전이 이어지고, 결국 길에서 한 소녀를 뺑소니를 합니다. 이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황새의 가족은 발람을 선택합니다. 자백서에 모든 가해자로 발람의 이름을 적고, 서명을 요구합니다. 온갖 달콤한 말로 발람을 존중했던 아쇽과 핑키는 이 일을 목도하며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순종하는 하인이 되고 싶었던 발람은 서명을 합니다. 발람은 아쇽의 충실한 하인이자 형제가 되고 싶었지만, 가식으로 가득 찬 아쇽의 행태를 보며 불만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대사

영화를 이해하는 데 기억해야 할 하나의 대사는 “이 나라의 1만 년에 달하는 역사 중 가장 위대한 유산은 바로 닭장입니다.(The greatest thing to come out of this country in its 10,000-year history… The rooster coop.)”입니다. 좁은 닭장 안에 수많은 닭이 있고, 닭장수는 무작위로 한 마리의 닭을 꺼내 산 채로 정육을 합니다. 닭들은 그 모습을 보고도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무심하게 바라보며 그 안에서 살아갑니다. 인도인의 하층민 중 대부분이 닭장의 닭처럼 살아간다는 현실을 비유한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인도의 기생충이다.’라고 말하는 평을 보았는데,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존하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의 실태를 보여줍니다. 이에 관련하여 영화에서 “먼 옛날, 인도가 지구상 가장 부유한 나라였을 때 천 개의 카스트와 천 개의 숙명이 있었습니다.(in the old days, when India was the richest nation on Earth, there were one thousand castes and destinies.)”라는 대사를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 인도형 럭키가 한 말을 들어보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카스트 시스템은 네 개의 형태로 존재한다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집안이 대대로 어떤 일을 해왔는지가 그 사람에게 딱지처럼 붙는’ 형태로 잔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제도적으로 카스트 제도는 사라졌지만, 악습의 형태로 끈끈하게 전승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

이 영화는 ‘아라빈드 아디가’가 집필한 소설 <화이트 타이거>를 원작으로 합니다.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님이 <채식주의자>로 상을 받아 유명해진 그 멘부커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유튜브에서 럭키님은 “인도 사람이 쓴 책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니까 인도가 아니다라고 할 수 없고… ‘인도에 이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감하며 본 영화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발람의 이야기를 쭉 들려드렸습니다. 다시 처음에 던진 질문을 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발람은 신분의 한계를 넘고 화이트 타이거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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