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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

스크루지: 크리스마스 캐럴, 고전을 최신 애니메이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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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도널리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출연진: 루크 에반스, 올리비아 콜맨, 제시 버클리
상영시간: 100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2022.12.02

안녕하세요.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2022년 크리스마스를 겨냥해서 나온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유독 춥고 눈이 많이 왔던 작년 크리스마스에 봤으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나고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2023년 새해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 봤는데 날씨는 여전히 추웠지만 분위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스크루지 영감은 우리가 짠순이, 짠돌이, 구두쇠를 부를 때 사용되는 관용어와 같은 단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온 이야기일 테지만 어떤 스토리인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 위해 머리를 잘라 시계줄을 사고, 시계를 팔아 머리끈을 산 감동적인 스토리말입니다. 그 정도로 확실하게 모르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 스크루지 영감

이 영화 속 스크루지 영감은 우리가 아는 그 영감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를 질색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직원에게는 크리스마스에 월급도 제대로 안주고 쉬는 날이라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하나뿐인 조카는 못 본 척하고 쌀쌀맞게 대합니다. 크리스마스에 주변의 불우이웃에게 동전 한 푼 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빌려간 사람에게 더 이자를 붙이며 무리하게 수금을 합니다. 쌀쌀맞고 고약한 영감에게는 가까이하려 하지 않죠. 그러나 그런 스크루지의 주변에는 다정다감한 조카와 심성이 착한 직원이 있다. 물론 그들이 좋다는 사실을 스크루지는 알지도 못하지만 말이죠. 그는 돈이 되는 것과 돈이 되지 않는 것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밤, 잠에 든 스크루지 찾아온 옛 동료. 그는 스크루지와 함께 사채업자 일을 한 동료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유령의 모습으로 온 몸에 사슬이 묶여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스크루지에게 나처럼 살지 마라고 경고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스크루지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스크루지에게 딱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아침 전까지 세명의 손님이 찾아올 것을 예고합니다.

 

첫 번째 손님 은 촛농으로 된 여인이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휙휙 바꿀 수 있습니다. 그녀는 스크루지를 과거로 데려갔습니다. 과거의 스크루지는 지금의 모습과 달랐습니다. 좋지 않은 집안 형편에 공장에서 일을 하며 아픈 여동생을 돌보아야 했지만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영락없는 소년이었습니다. 여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모습도 보이며 심성이 착한 아이였습니다. 그가 청년이 되어 사랑이 찾아왔고 평생을 함께 하자는 약혼까지 했지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령이 되어서 찾아온 동료를 만나 그 밑에서 사채업을 배우며 일에만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을 위해서 일을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있었습니다. 더 이상 스크루지에게 사랑이 없다고 느낀 약혼녀는 떠나가고 맙니다. 그때 당시의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했던 스크루지는 그 모습을 보며 후회하고 슬퍼합니다. 그가 현재의 못된 스크루지 영감이 된 계기가 나오지만 나쁜 그의 행동을 합리화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 손님은 현재를 즐기는 화려하고 쾌활한 거인입니다. 그는 현재의 스크루지의 주변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악담을 하는 스크루지이지만 그의 직원과 조카는 스크루지를 좋게 보려고 노력하며 그래도 그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자신이 월급 주는 것도 아까워하며 부려먹기만 했던 직원에게는 아픈 막내아들이 있었습니다. 직원의 아픈 아들을 보며 자신의 여동생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여동생도 몸이 약했지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여동생이 아이를 낳다가 죽었기 때문에 조카를 미워하고 멀리했던 것입니다. 직원과 조카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손님은 거인이 갑자기 무섭게 변하더니 망토를 뒤집어쓴 괴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보여줍니다. 멀지 않은 미래인 크리스마스 당일, 스크루지는 아침이 되었는데도 일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환호를 지르며 기뻐합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마을은 축제 분위기로 노래를 부르며 그의 죽음을 칭송합니다. 그 노래 가사가 참 가관입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지켜보는 스크루지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종착지는 무덤이 있는 공동묘지였고 자신의 관을 옮기고 무덤에 넣으며 기뻐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묘지에는 직원의 막내아들도 묻혀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도움을 주지 못해서 막내아들이 죽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지금이라도 현실에 돌아간다면 남들에게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세 번의 기회를 통해 깨닫고 참회를 한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아침 죽지 않고 눈을 뜨게 됩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스크루지 자신 또한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나누며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합니다. 직원, 직원의 가족, 조카, 동네 사람들을 모두 초대해서 베풀며 180도 바뀐 스크루지 영감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냅니다. 

 

찰스티킨스의 스크루지 영감

에비니저 스크루지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으로 1843년에 등장했습니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라는 제목으로도 불립니다. 이 소설은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설로 현대의 크리스마스의 이미지를 정립한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기념일이 항상 인기 있는 기념일은 아니었습니다. 찰스 디킨스가 살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크리스마스는 몰락해가고 있었습니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하는 시기였습니다. 돈과 일에만 집착하고 축제나 기념일에는 관심이 사그라지며 사회가 삭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디킨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작품을 통해 이러한 풍조를 비판하고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일깨워준 것입니다. 이로써 크리스마스는 다시 활기찬 기념일로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념일이나 축제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만 즐길 수 있다는 편견을 깼습니다. 가족들끼리 모여서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기념하는데 많은 부가 필요한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일에서 벗어나서 가족들이 모여 함께 즐겁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후기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고전을 영화화 한 것이기 때문에 참신하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뻔하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저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보았는데 그 정도로 보기엔 괜찮습니다. 이야기는 고전이지만 애니메이션은 2022년 최신판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크리스마스 캐럴이 영화로 나왔습니다. 1970년도에 나오고 2009년에도 나왔습니다. 그로부터 13년 후에 나왔기 때문에 찰스 디킨스의 고전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은 이번 애니메이션으로 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같아도 애니메이션 기술은 발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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